정 여 산<자유기고가> 잔인한 4월을 보내고 맞은 5월 첫 날 잔인한 소식이 날아 들었다. 신속항원검사 양성 반응 코로나 확진이다. PCR 검사를 해 보면 결과가 바뀔 것 같은데 서둘러 판정을 때려 버리는 관계 당국 처사가 괘씸하다. 약은 공짜로 주고 먹고 안 나으면 더 지어준다고 한다. 3차 부스터 샷에 독감 예방주사까지 네 차례에 걸쳐 독을 주입했으니 면역체계가 갖춰졌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필 정부 방역지침 풀리는 날에 걸..
정 여 산<자유기고가> 몇 해 전 마르크스 출생 200주년이라 하길래 ‘공산당 선언’을 훑어보았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유럽에 떠돌고 있다’로 시작되는 이 글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로 마무리된다. 단결한 노동자들은 행동하고 투쟁하고 교섭하기 시작했다. 1886년 8만여명의 시카고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총파업한 날이 5월 1일 바로 메이데이 노동절이다. 우리나라는 노동절을 일제 탄압에 항거하는 날로 삼았으며..
정 여 산<자유기고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며, 추억과 욕망을 섞으며, 봄비로 생기 없는 뿌리를 깨운다’. 부활 신앙과 재생 기쁨을 상실한 서구 문명의 비극성을 노래한 TS 엘리엇 ‘황무지’. 한국 현대사에서 자주 회자되어 온 서사시중 하나다.4월에 유난히 역사적 비극이 많다. 제주도 양민 학살(3일), 세월호 침몰(16일), 김주열군 얼굴에 박힌 최루탄이 국민적 분노로 이어진 4.19 혁명(..
정 여 산<자유기고가> ‘내가 살아있다는 것, 그것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최승자 시 ‘이 시대의 사랑’ 한 대목이다. 이 한 구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시인은 삶과 문학, 구원을 향한 격렬한 ‘앓이’를 하고 있다. 수년 전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그가 포항의료원에 입원중이라는 내용을 확인하고 바로 면회를 신청해 보았다. 일가 친지가 아니면 면회가 불가능하다는 정신병동이다. 사촌 동생이나 조카라고 소개할 것을 그랬나 ..